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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 밤과 낮 그리고 골목과 골목 사이가 온도가 다른 그 도시에 관하여.
    DAILY 2024. 4. 18. 15:00

    내게 암스테르담은 이전에도 가본 적 있는 도시이자, 첫인상은 그렇게 좋지만은 않은 도시였다.
    누구나 알겠지만, 암스테르담은 유명한 것들이 있다.
    운하, 합법적 성매매 그리고 약.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불법인 것들이다보니, 전세계에서 이를 구경하러 기웃거리는 이들이 많다.
    어찌되었든, 여행 동반자가 있던 이번 암스테르담 여행에서는 생각치도 못했던 섹스쇼(!)를 구경하게 되었다!!!!!!
    평생을 유교걸로 살아오던 내게 ‘그’쇼라니!!!
    혼자라면 굳이 내돈내산 하지 않았을 법한 쇼이긴 한데, 일행이 있었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동행하게 되었다.

    붉은빛으로 물든 홍등가
    수로와 자전거들이 보이는 홍등가


    이전에 암스테르담에 왔을 때, 길을 잘못 든 한 거리에서 투명한 유리문 가로 속옷만 입고 서있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결국 한 골목차이로 홍등가이냐, 아니냐가 갈리는 동네인 만큼 길을 잘못 들었던 것 같다)
    내 눈이 잘못되었나 싶어 나도 모르게 다시 흘긋 거렷던 적이 있는데, 본격적인 홍등가는 줄줄이 그런 모습들의 연속이라 뭔가, ‘오 여기도 있다‘싶은 생각만 들었다.
    문제는 상황이 그렇다보니 사진 찍는 것도 굉장히!!!조심스러웠다. (그래서 사진이 많이 없는 이번 암스테르담…)

    당연하게도 ’그‘ 쇼는 홍등가에 위치해 있는 극장…? 에서 구경할 수 있는데, 입구에 도착해서야 인당 65유로의 입장료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저렴한 금액은 아니긴 하나, 누군가가 하는 걸 그 가격에 볼 수 있다니, 사실 태국 정도가 아닌 이상은 돈 주고 볼 수 없는 이벤트 아닌가.
    홍등가에는 굉당히 많은 casa rosso가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코끼리 네온 사인이 크게 걸린 곳이 가장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여기가 CASA ROSSO

    반대편에도 있는 CASA ROSSO. 같은 이름의 공연장이 정말 많았다.


    65유로의 티켓은 남성의 그곳 모양의 사탕과 맥주 한 잔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조금은 구성이 우스워 함께 키득거리며 인증 사진도 남겼다.
    입장료를 내고 줄을 서 있자니, 이내 안으로 안내 되었다.
    공연장-이라고 지칭해야할 것 같다- 내부는 1층과 2층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2층에는 바가 딸려 있어서 티켓을 맥주로 바꿔 마실 수 있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1층 입구에는 근육질의 스킨헤드인 직원이 관객 수를 관리하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무릎 위에 폰을 얹어두기만 해도 재빨리 튀어나가서 폰을 넣으라고 경고했다. (제법 무서웠다<<)
    그러니 공연이 시작하면 빠르게 폰을 가방 안에 집어 넣어두기를 권한다.
    쇼 자체는 10분 이내의 길이로 배우들이 계속해서 바뀌었고, 이 분들에게는 직업인 만큼 별생각 없이 쇼를 진행하는 것 같아 보였다.
    종종 쇼 중에서는 관객을 무대 위로 초대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관객들을 향해 배우 분이 내려옴과 동시에 절로 눈이 아래로 깔렸다.
    (여기 끌려나가면 안된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고, 이 생각은 맞는 생각이었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다시 같은 구성의 배우들이 등장하는데, 저녁 7시부터 새벽 2시쯤까지 공연이 진행된다고 하니, 하루에 5-6번 정도의 같은 쇼를 진행하는 것 같았다.
    계속 남여로 구성된 쇼만 있는 건 아니고, 여자 혼자 진행하기도 혹은 여자 둘이 진행하기도 하는데, 쇼를 적절히 장르를 섞어놔서 계속 앉아 구경할 만했다.


    한 번쯤 경험해보고는 싶지만, 여기에 65유로씩이나 지출하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라면 peep show를 추천하고 싶다.
    한 친구에게 이번에 암스테르담에서 쇼를 보고왔다고 하자 내가 봤던 쇼는 너무 비싸다는 생각에 저렴한 peep 쇼만 보고 왔다는 친구가 있었다.
    peep show는 5분에 2유로를 내면 창문을 통해 춤추는 걸 훔쳐-peep- 볼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배우들은 그 장소에 어울리는 차림새로 등장한다)
    그리고 아무래도 장소가 장소이니만큼 혼자가기보다 (서로 이런 쇼를 같이 본다고 해도 부끄럽지 않을 관계의) 일행이 있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쇼가 끝나고 다시 나온 홍등가는 여전히 줄줄이 속옷만 입은 나체의 여성들이 서있는 거리 그대로였는데, 반쯤은 길거리를 보거나 다른 반쯤은 폰을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서있는 모습들을 보려니 대체 앞에 서있는 사람들은 영엉담당인지, 아니면 누군가가 요청하면 같이 룸으로 들어가는 구조인지? 이런 대화를 나누며 홍등가를 잠시 산책한 우리는 우버를 불러 호텔로 돌아왔다.

    골목을 벗어나니 금세 멀쩡해보이는 도시의 야경


    처음으로 제대로 경험한 암스테르담의 홍등가에서 느낀 건, 진짜 홍등가(Red light distict)란 단어가 직관적이란 거였다.
    개인적으로 이런걸 합법화한다고 해서 불법적인 문제가 정말 생기지 않을까? 라는 의문은 여전히 남긴하지만, 이미 자리잡은 문화(?)인 만큼 암스테르담에 들리게 된다면 한 번쯤 들리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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