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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시국 독일, 뮌헨 다녀오기!
    카테고리 없음 2022. 5. 11. 17:00

    독일, 그 중에서도 뮌헨을 정말 좋아한다. 정확히 말하면, 그 근교인 퓌센을 좋아하는 거라 할 수 있겠다. 퓌센에는 노이슈반슈타인이라는 디즈니성으로 굉장히 유명한 성이 있는데, 이 성을 만들라 지시한 루드비히 2세가 내 원픽이라 그렇다.

    대학 시절, 독일 문화, 여행 그리고 언어 관련된 수업까지 많이 들었는데, 당시엔 루드비히 2세를 비롯해 독일에 꽂혀있었다 말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언젠간 독일에 살아도 정말 좋을거라 생각까지 했으니까.

    참고로 이 노이슈반슈타인은 히틀러가 정말 좋아해서 자기가 죽을 때 같이 폭파시켜달라 했다는 성으로 유명하다. 뭐, 다행히도 살아남아 지금의 나도 가장 좋아하는 성 중에 하나가 되었지만.

    이전에 노이슈반슈타인을 찾았을 땐, 여름이었음에도 노이슈반슈타인의 전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마리엔 다리가 공사중이었던가 하는 이유로 출입이 불가했다. 그게 너무 아쉬웠는데, 엽서에 담겨있는 그 풍경을 거기까지 가서 보지도 못하고 와야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내가 그렇게나 좋아하는데 볼 수 없다니. 다음에 다시 온다면 꼭 그 다리에 서서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직접 찍어가겠노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구글에 찾아보니 다리는 아직 안 열렸다는 거. 뭐, 이전과 같은 이유는 아닌 것 같고, 단지 아직 날씨가 추워서. 실제로 내가 뮌헨에 갔을 땐 4월임에도 불구하고, 눈이 내렸다가 맑았다 했다. 생전 눈이 오다가 그치고 흐림은 봤어도 눈오다 맑음은 처음이라 신기하기도 했다. 어쨌든 날씨가 추우니 다리에 못 간다면 굳이 노이슈반슈타인에 무리해서 갈 이유가 없었다.

    정말 좋아하긴 하지만, 노이슈반슈타인은 다른 성처럼 알아서 들어가는 게 아니라 시간별로 가이드와 함께 정해진 인원만 들어가 투어할 수 있는 구조이다. 아직 성수기가 아니라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전날 예약하려 들어가보니 이미 아침 첫 타임과 저녁 마지막 타임을 제외하고는 전부다 예약이 끝나 있었다.
    현장에서도 티켓 구매가 가능하다곤 하지만, 엄청 줄을 서야 해서 마냥 쉽지도 않다. 거기다 원하는 시간에 티켓이 구매가능하다는 보장도 없는데, 노이슈반슈타인 하나 보고 도박하듯 퓌센까지 가는 것도 일이고….

    빠른 포기를 한 뒤, 대체 뮌헨에서 어딜 가야하나 찾아보던, 루트비히 덕후는 이전에 루트비히 성 콜렉션을 돌아보느라 못 가봤던 레지던츠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재빨리 행선지를 정하고 대강 구글에서 찾아본 레지던츠는 내가 좋아하는 화려함으로 점철되어 있는 공간으로 보였다. 대강 찾아본 바로는 보물관?이 있고, 박물관이 있고, 성 공간이 있고 이런 듯해서, 프랑스 베르사이유처럼 따로 따로 티켓값이 정해져있나 싶었는데, 다행히 8유로라는 저렴한 가격에 전체 다 볼 수 있는 구조였다.

    그런데, 호텔 리셉션에 ‘레지던츠에 가고 싶은데, 어떻게 가나요?’ 물었을 때, 자기는 들어본 적 없는 곳이라며 찾아본다셔서 별로인 곳을 찾아냈나 싶어 스스로의 선택에 의심이 가기도 했다. 그래도 스스로의 취향만은 잘 알기에, 또 계획이 중요한 MBTI-J인간은 그대로 가야겠다 맘먹고 레지던츠로 나섰다.

    여기가 아마 오데온 광장인듯 하고
    길을 물어물어,
    가다, 중간에 헷갈려 들어가면 이런 안내 지도도 있다!
    꺄ㅑㅑ 도착!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구글 검색해서 나오는 Odeonplatz역에 내리면 찾기가 힘들다느니 하는 글이 여럿보였다. 근데 뭐, 그냥 내려서 길 물어가며 걸어갈 만한 거리였다. 그리 멀지도 않았고. 사실 직전에 검색하고 나온 구글맵이 날라가서 지하철역에서 친절한 노신사분의 도움을 받다보니 Odeonplatz역에 내린 거긴 한데, 나쁘지 않았다. 역에서 조금 걷자니 맑던 하늘에서 갑자기 눈이 내려, 마음 한 가득 눈꽃같은 즐거움이 반짝였다.

    조금 걸은 끝에 레지던츠에 도착했는데, 박물관 입장료가 8유로라고 해서, 전부 구경 가능한 입장료가 맞는지 순간 당황했다. 구글에서 검색했을 땐, 박물관, 보물관 등등 여러가지로 나뉘어져 있어서 이게 전체 구경가능한 입장료가 맞는지 다시한 번 물었더니 맞다고 해서 저렴한 가격이라고 느껴졌다.

    *참고로 4월 기준으로 레지던츠 같은 실내 관광지 입장시에는 FPP? 였나 하는 마스크 착용이 필수였는데, N95로도 입장이 가능했다. 아마 한국 관광객은 KF94면 문제 없을 듯 하고, 덴탈 마스크는 안된다고 한다.

    여튼, 그렇게 들어선 레지던츠는 시작부터 화려함 그 자체였다. 나는 초입부를 보고 그만 프랑스 베르사이유를 떠올렸다. 물론 작은 조개 조각으로 가득 장식된 다소 기이한 초입부도 있었지만.

    멀리서는 대체 뭐지..??
    가까이서 보면 좀 징그럽기도?
    요기는 못 들어간다..



    하지만, 이 곳을 지나서 만난 연회장(?) 같은 공간은 티켓 이미지에 실려 있는 장소였는데, 막 때려부은 화려함이라기보다, 갖가지 장식품이 모여있고 아기자기한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었는데, 노이슈반슈타인성을 떠올리게 했다. 대체 왜 루트비히 2세가 그런 공간을 만들라 지시하고, 그런 메르헨적인 취향을 갖추게 된 건지 납득이 가는 공간이었다. 내게는 레지던츠는 여태껏 다녀왔던 “루트비히2세”와 관련된 여러 건축물들을 떠올리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한 켠에 장식된 그릇이 화려하다.
    천장화가 인물화뿐 아니라 풍경화도 있다!
    티켓에 꼭 맞춰 사진찍기!


    사실 그 뒤의 여러 방들은 이미 베르사이유를 비롯해 유럽의 여러 유명 성들을 다녀온 내 입장에서는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좋은 점이라면, 이 세세하게 화려한 성을 비교적 유유자적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전에 베르사이유는 코로나 이전의 최성수기라 할 수 있는 7월에 다녀왔었는데, 말 그대로 한 손을 하늘로 쳐들고 인파에 밀려 사진을 찍고 다닌 기억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래서 정말 좋았던 점은, 여유롭게 방 곳곳에 장식되어 있는 장식품들을 찍기에 편했단 거였다.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나의 시각에서 방 자체로만 본다면 그리 좋아보이진 않았는데, 구석구석 장식되어 있는 벽의 촛대나 악기 등등은 눈길을 사로잡았다.


    몇몇 방은 화려한 금장식으로 여타 주요 궁을 떠올리게 하는가 하면, 또 몇몇 방은 천장화로 세밀히 장식해 동화적인 분위기를 연출해내기도 했다.



    그래서 만약 뮌헨에 가는데 축구나 자동차에도 관심이 없는데, 퓌센같이 유명 근교 관광지에 갈 상황이 안 된다고 한다면, 나는 강력히 레지던츠 방문을 권하고 싶다. 정말 볼거리가 가득하고 화려함과 섬세함, 다양한 매력을 갖춘 공간이 다 모여있어서 한번쯤 다녀올 가치가 충분한 곳이라 추천할 만한 관광지라 생각한다.

    레지던츠 관광 이후에는 배가 고파 근처를 조금 걷다가, 마리엔 광장에 도착했다. 몇년만에 다시 찾은 광장은 같은 모습으로 나를 맞아주어 굉장히 반가웠는데, 아쉬운 점이라면 정각마다 음악과 함께 춤을 추는 시청사 메인탑의 인형들이 이날은 이전과 다르게 인형들이 움직이지 않았단 것이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나는 광장도 구경하고 관광객 분위기도 낼 겸, 광장에 위치한 식당을 찾았다. 독일인만큼 슈니첼과 얼굴만한 1리터 짜리 맥주도 한 잔 시켰다. (이건 도저히 뭘 시킬지 몰라 옆자리 현지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추천을 받아 마셨는데, 다행히 아주 맛있었다.)


    여유롭게 한 끼 배를 채우고 나니 시간은 저녁 6시 정도가 되었는데, 이 땐 아직 4월 초순으로 유럽에 한 차례 눈이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이후에는 또다시 날씨가 추워지고 흐려진데다 어두워지기도 해서, 일찍이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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