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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국 독일 비스바덴, 마인츠 다녀오기2카테고리 없음 2022. 4. 9. 17:00
랜덤하게 머리속에 떠올랐던 건 쾰른같이 거리감은 조금 있지만 비교적 규모가 큰 도시들이었는데, 사실 게으름을 피우느라 아침 늦게 일어난 바람에 갈 수 있던 형편이 되지도 않았다.
그럼 어디 가지? 하다가 지도에서 여기다! 하고 꽂힌 게 바로 마인츠였다.
대학 시절 독일 관련 문화, 관광 수업은 물론 독일어 전공 수업까지 나름 섭렵했던 사람으로서, 마인츠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은 게, 들어 본 적 있는 도시인가 싶어서 검색해 본 결과, 마인츠 대성당이 독일 3대 성당에 들어간다는 정보를 입수하게 되었다.
성당 덕후인 나는 또 놓칠 수 없는 여행지란 생각이 들었고, 비스바덴역에 도착해서 티켓을 사자마자, 바로 마인츠로 출발하는 기차가 있었기에 한 치의 망설임없이 기차에 올라탔다.마인츠로 향하는 출발역이었던 비스바덴역
그래도 마인츠는 가까워서인지 왕복 티켓을 6유로에 끊을 수 있었고, 이 정도 가격에 다른 분위기를 맛볼 수 있다면 정말 합리적인 가격이 아닌가, 생각햇다.
이렇게 도착한 마인츠의 첫 인상은 ‘괜히 왔나?’ 였다.
생각보다 날은 쌀쌀했고, 역 근처는 휑했다. 요즘 세상에 그 흔한 인터넷 하나 없이 무작정 걷자니, 무사히 숙소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와중에 지나가던 차에서 누군가가 길가를 걷던 나를 향해 뭐라고 외치고는 킬킬거리며 지나갔기 때문이었다.
그래, 웬일로 니하오 타령이 없는 유럽이긴 했지만, 결국은 한 번쯤 마주칠 걸 마주쳤단 생각도 들었고, 혼자 헤매려니 조금 그랬지, 사실 크게 신경이 쓰이진 않았다. 잠시 길을 헤맨 뒤 맞는 방향을 향해 걸었고, 조금씩 아기자기 예쁜 도시의 모습이 보였다. 걷는 중간 중간에 성당 건물 같은 것들이 많이 보였는데, 무슨 종교적 의미가 있는 도시인걸까, 생각하며 걸었다. 아마 대성당이 있는 만큼, 종교적인 가치가 크게 있는 도시이겠거니 생각했다.
중간에는 아, 여기가 거긴가하고 들렀던 성당도 하나 있는데, 뒤에 들린 마인츠 대성당 보다 오히려 내부 디자인은 여기가 더 마음에 들었다.
종교적인 의미보단 건축적인 의미에 있어서 성당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눈 돌아갈 법한 화려함을 뽐내는 성당 건물이라면 안 들리고야 못 배기는 편인데, 그렇다보니 일단 성당 건물이 보이면 들어가버리고 만다. 성당은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안이 격렬히 화려한 경우도 있고, 외부에서 기대한 바와는 다르게 수수한 성당들도 있다.
독일의 성당에서 그런 화려함이야 기대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성스러운 분위기를 내뿜는 성당이라면 기어코 들려버리게 되고 마는 것이다. 안이 생각보다 화려했던 성당을 지나 골목을 걷다보니 도착한 마인츠 대성당은,
음, 검색해봤던 후기들처럼, 여기가? 라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다.
오히려 성당보다 주변 거리가 더 아기자기하고 시선을 사로잡는 면이 있었다.
성당은 입구에서 입장을 확인(?)하시는 것 같은 직원 분도 있을 정도였는데, 큼직한 문이 닫혀있어, 들어갈 수 있는건지, 운영하는 건지 잠시 근처를 헤맸고, 안도 크고 높지만, 회색 톤의 단조로운 성당으로 그냥 그랬던 것 같다.
좋았던 점이라면, 갑작스레 한 번씩 울려퍼진 오르골 소리 정도였는데, 그 큰 공간에 가득 울려퍼지는 오르골 소리가 가슴 속을 깊이 채우는 느낌이었다.
성당 내부 관람 이후에는 성당 측면 광장에 자리한 한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여기를 찾은 이유는 다름 아닌, 겉만큼은 마음에 드는 성당을 눈에 가득 담으며 식사를 하기 위함이었는데, 날씨가 추워 마스크를 하고도 코끝이 계속 빨개지는 느낌이 들어서 따뜻한 치킨수프와 연어 파스타를 시켰다.
두 개에 음료까지 해서 20,70유로로 나름 혼밥으로는 사치로운 한 끼였지만, 늦은 점심으로 완벽했다.넘넘 맛있는 연어 파스타!!! 식사하며 보는 멋진 풍경이란.
조금 흐린 날씨였지만, 찬바람이 부는 밖을 뒤로하고 앉은 식당에서 이런 멋진 풍경을 배경삼아 따뜻한 수프와 맛있는 파스타를 먹고 있자니 조금 행복한 기분이 몰려왔다.
특히나 연어 파스타는 딱 입에 맞게 맛있었는데, 핀란드 헬싱키의 한 유명 식당에서 먹었던 연어 스프가 생각나는 맛이었다.
얘기하니 또 먹고 싶어지는 연어 스프.. 물가는 엄청나지만, 그래도 북유럽은 여름 백야에 꼭 다시 가봐야지, 생각한다.
어쨌든, 맛있는 한 끼 식사를 끝으로 마인츠 탐방을 마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