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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국 런던 다녀오기3 (ft. 트라팔가 스퀘어, 런던아이, 빅벤, 세인트제임스 파크, 코벤트 가든)DAILY 2022. 4. 13. 17:00
길고 긴 런던 시리즈의 마지막 장은 런던하면 제일 먼저 떠오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동네로 막을 내려볼까 한다. 사실 2편으로 끝을 낼 줄 알았는데, 분량 조절 실패인건지 아니면 본격 내 감성대로, tmi 듬뿍 담아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3편까지 오게 되었다.
런던은 이 날도 한결같게도 화창했고, 맑았고, 나는 너무 기분이 좋았는데, 빅벤에 문제가 생겨 수리 중이라 한동안 빅벤의 모습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다시 볼 수 있다는 얘기를 들어 더더욱 그랬다.
이날도 튜브를 타고 약속장소로 향했고, 지하도 벽에서 에드시런의 콘서트를 한다는 광고를 보았는데, 정말 코로나도 이렇게 조금씩 사라져 가는구나 하는 실감이 들었다.
코벤트 가든 역에 내려 길고 긴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지상에 발을 내딛는 순간, 절로 탄성이 나왔다. 와, 그래, 이게 런던이지!
행복한 기분이 전신을 감쌌다. 예쁜 구름이 두둥실 떠다니는 하늘은 푸르렀고, 오밀조밀하게 섬세한 장식을 달고 있는 건물은 아름다웠다. 내가 익히 아는 유럽이었다.
코벤트 가든역 출구 맞은 편에 있는 프렛에 처음으로 방문해서 간단히 먹을 샌드위치와 음료를 하나 사들고 트라팔가 스퀘어를 향해 걸었다. 주말답게 트라팔가 스퀘어에도 많은 인파가 모여 있었는데, 그래도 코로나 전보다는 조금 적지 않은가, 싶었다. 오랜만의 방문인만큼 막 공중에 떠있고 그런 길거리 행위 예술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은지 궁금했는데, 예전만큼 쉽게 눈에 띄진 않아서 조금 아쉬웠던 것 같다.
내셔널 갤러리를 배경 삼아, 트라팔가 스퀘어에 삼삼오오 모여 수다떨고,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새삼스레 여유로운 기분이 들었다.
사진을 여러 장 남기고, 빅벤이 보이는 방향을 따라 아래로 걸었다. 길 끝에서 빅벤이 보였을 때, 수선이 덜 끝나기라도 한 건지 빅벤은 아직 몸 아래편으로 지지대를 대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온몸을 가리고 있지 않은 게 어딘가 싶은 생각이 들어 즐거운 마음이 들었다. 런던아이 방향으로 가며 사진을 남기고, 당연히 런던아이도 그리고 나도 사진에 담았다.
빅벤은 다른 관광지처럼 들어가거나 할 수 있는 곳도 아닌데다, 낮에 타는 런던아이라니. 가격적인 면에 있어서도 경험적인 면에 있어서도(이미 밤에 타 본 적이 있다.) 메리트가 없는 관광지인지라, 한참을 주변을 서성이다 우리는 노팅힐로 가기로 했다. 여기서 약간 아쉬운 점이라면 가지고 있는 파운드가 없다 보니, 마그넷을 못 사왔다는 거다. 7년전에도 예쁜 거 찾다가 결국 시간에 쫓겨 런던 마그넷 하나 못 사왔던 나였기에, 다음에 런던 오면 마그넷부터 사야겠다, 다짐했다.빅벤 + 빨간 전화부스라니, 런던 그 자체 아닌가!
노팅힐 방향으로 세인트제임스 파크에 도착했다. 해외애서 공원을 산책하다 보면 이렇게, 한국 공원이나 자연에서는 보기 힘든 동물 친구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그런 부분들이 너무 부러웠다. 동물 알못인 나는 이렇게 생긴 애들만 보면, 다람쥐다! 하는데, 지인이 청솔모랬다. 그래도 귀여우니 됐다. ㅋㅋ 한참을 얘 뒷꽁무니를 쫓아다녔고, 다른 사람들 눈에도 귀여워보였는지, 백인 아주머니 하나는 소리 내어가며 이 친구를 꼬시고 있었다.
그런 뒤엔 공원 길을 쭉 따라걷다, 너무나 절실하던 카페를 발견했다. 커피 한 잔씩 시켜 손에 쥐고 걷다 현지인들처럼 공원 한 편에 퍼질러 앉았다. 일기예보에선 추울거랬는데, 나름 만족스러운 날씨와 한가득 내려쬐는 햇볕을 즐기며 늘어져 있으려니 세상 여유로운 사람이 된 것만 같았다.
사실 요 뒤에 바로 돌아가야 했는데, 열심히 시간을 짜내서 코벤트가든 방향으로 향했다. 아니 뭐, 숙소로 갈 때 탈 역이 마침 그 쪽이라서. 적절한 핑계와 함께 살랑살랑 걸었다. 근데, 나 이전에 와 본적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이름만 아는거였나 싶은 모습이었다.
코벤트가든은 버로우마켓처럼 사람들로 가득했다. 입구에는 이렇게 아기자기, 작은 부스 같은 마켓도 여러 곳이 보였고, 쭉 걸어 들어가니 뭔가 공연을 하는 공간도 보였다.
길을 따라 걷다보니 그 끝에는 애플을 비롯해 조말론, 폴로 등의 브랜드 매장도 잔뜩이었는데, 내가 이전에 갔다고 생각했던 건 대체 어디였지 싶은 혼란스러운 감정이 문득 떠올랐다. 진짜 어디였지..?
이 뒤에는 조금 서둘러서 다시 튜브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고, 이렇게 런던 여행도 끝이 났다! 😊'DAILY'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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